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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14 바름 초오유 원정보고서(5) - 3차 공격 및 철수, 귀국
작성자 최영규 작성일 2016-01-11 오후 3:38:10 조회수 8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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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29일(월)
   휴식 및 3차 공격조 등반 준비

   박종관 대원의 정상등정으로 모두들 다소 편안한 마음으로 아침을 맞았다. 하지만 만만치 않은 아침기온은 대원들의 군기를 다시 잡는 것만 같았고, 다소 심란해지고 있었다. 설거지를 하던 키친보이들은 손이 얼어 힘들어 하고 있었다. 특히 키친보이 하족은 식수를 받아오는 물줄기가 얼어버려, 어제는 다른 팀의 키친보이들과 합동으로 작업을 해야만 할 정도였다. 날씨가 빠르게 시즌의 막바지로 향하고 있는 게 틀림없었다.

   (ABC까지 입성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된 것이 새삼스럽게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국 때 인천 공항에서 만났던 마나슬루(Manaslu, 8,156m)원정팀의 김홍빈 씨는 “자신은 앞으로 다시는 중국을 경유하는 원정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던 얘기를 절반은 농담으로 흘려들었었는데, 이제 생각해보면 어째서 그런 얘기를 했는지 이해가 갔다.)

   점심 후에 마지막일 수밖에 없는 나머지 등반일정에 관해 셀파들과 미팅이 있었다. 결정사항은 아래와 같았다.

   -. 9/30일 오전에 ‘정상에 다녀온 박종관 대원을 제외한 전 대원이 함께 마지막 정상공격을 시도하기로 한다.’


   9월 30일(화)
   3차 공격조 ABC(전진캠프) 출발

   9:50분 박종관 대원을 제외한 전 대원이 다시 장비와 식량 등을 점검해 배낭을 꾸려 C1을 향해 출발했다.
 
   C1에 도착해 텐트를 재정비하고 데포해 두었던 장비 및 행동식 등을 정리하고 다음날 아침 출발을 위한 개인장비 및 식량, 행동식들을 정리하며 어수선한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이미 너무 오랫동안 고소에서 지냈고, C1에만 3차례나 오르내렸던 관계로 모두들 보이지 않게 지쳐있는 상태였다. 더군다나 3명의 인원이 하나의 텐트에서 있기에는 비좁고 불편한데에서 오는 피로도 겹치고 있었다.

   특히 정택준 대원은 고소증세가 다시 나타나 산소마스크를 쓰며 잠을 청했지만 여간 불편하고 힘든 게 아니었다.


   10월 1일(수)
   3차 공격조 C1 -> C2 출발

   새벽에 기상해 간단하게 아침식사를 마치고 등반준비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정택준 대원은 산소를 쓰면서라도 C2 -> C3로 가겠다는 의지를 굳혔고, 최영규 대장은 단호히 등반을 마감하고 ABC로 귀한 하기로 결정했다

   앞으로 이틀정도 날씨가 안 좋을 것이라는 날씨정보를 C1에 올라온 다른 팀 셀파들을 통해 전달받았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마지막 기회기 때문에.
어찌 좋은 날씨 중에만 등반을 하길 바랄 수 있겠는가.

   8:10쯤 준비를 끝낸 정택준, 곽노성 대원이 셀파들 보다 먼저 C2를 향해 C1좌측 설벽을 오르기 시작했다. 대원들의 진행 속도는 매우 늦었고, 힘들어 보였다. 잠시 급경사의 설벽을 오르던 정택준 대원이 C1텐트로 되돌아왔다. 착용한 산소마스크가 뭔가 문제가 있었던 것 같았아, 다시 손을 보아 출발했지만 얼마 안가서 C1텐트로 돌아와 등반 마감했다.

   최영규 대장과 사다 덴지와 셀파 누르부가 협의 끝에 등반을 마감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결정사항(이유)는 다음과 같았다.
   -. 대원들이 상당히 지쳐있어 하산 시 사고가 염려된다.
   -. 이후 이틀간 적설량이 가장 많은 구간을 등반해야 하는데, 날씨가 안좋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최영규 대장은 셀파 노르부에게 서둘러 출발해 C2를 철수해 내려 올 것과 등반중인 곽노성 대원을 원정대장의 지시로 하산시킬 것을 지시했다.
초오유 원정등반을 마감하는 순간이었다.


   10월 2일(목)
   휴 식 / 원정대 정리미팅

   아침식사를 마친 후 그동안 우리 원정팀을 도와 고생해 주었던 스텝들과 모여 다과를 나누며 약속했던 보너스를 지급했다. 특히 정상등정을 도운 셀파 누르브에게는 지원받은 고소용 방한복을 선물했고, 대원들은 다른 스텝들에게 크고 작은 성의를 표시했다. 사고없이 원정을 마무리하는, 일상으로 복귀하게 되는, 감사하고 아쉬운 시간이었다.

  오후에 들어가며 날씨가 안 좋아 지기 시작했다. 늦은 오후 스페인팀과 일본팀은 안 좋은 날씨 속에 정상등정을 마치고 ABC로 하산을 완료했다. 우리는 그들을 맞이하며 서로 환호하며 정상등정을 축하했다. 날씨가 안 좋아 스페인팀의 바오로 대언은 2개의 발가락에 일본팀 가이드 삿다는 엄지손가락에 단독으로 지원스텝을 꾸려서 원정을 왔던 일본팀 미우라 대원는 왼쪽 볼에 동상을 얻어 내려왔다. 그래도 탈진 직전의 미우라 대원을 제외 하고는 모두들 치쳐있었지만 밝은 얼굴로 돌아왔다. 감사한 일이다.


   10월 3일(금)
   철수 준비

   내일 ABC(전진캠프) 철수를 결정했다. 동상이 걸린 대원들의 조속한 치료도 필요했고, 식수도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졌다. 모두들 개인별 카고 정리를 시작으로 철수준비에 들어갔다.

   우리 캠프 철수소식을 듣고 시즌기간 동안 ABC에 올라와 포터 일을 하던 티벳인들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특히 의류를 원했다. 거저 얻거나 자신들이 갖고있는 기념이 될만한 물품(귀걸이, 팔지, 목걸이, 야크(Yak)방울, 칼 등)들과 교환을 원했다.

   해가 기울 때쯤 짐을 운반 할 야크(Yak)와 야크꾼들이 올라왔다. ABC에서의 마지막 밤. 날씨는 가을이라기보다는 겨울로 조금씩 옮겨가고 있었다. 텐트안의 기온이 -10℃를 넘지 못했다.

   이번 원정은 시즌 초등이라는 좋은 결과로 성공적으로 마무리 됐지만, 박종관 대원을 제외한 나머지 대원들은 이런저런 이유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곳 초오유(Cho you)에 올 수 있었다는 것, 모두 무사히 하산할 수 있었다는 것, 그리고 무사히 가족에게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는 것. 정말 큰 복을 받은 존재들이 아니고서는 결코 얻지 못할 사건(?)이 아닐까.
 
   10월 4일(토) - ABC입성 21일째
   ABC 철수 -> 미들캠프 -> 초오유BC -> 팅그리 -> 장무

   이른 아침부터 야크꾼들은 야크에 짐을 꾸려 싣기 시작했고, 식당텐트를 비롯해 그동안 우리들이 묶었던 개인텐트들도 걷어내어지고 있었다. 각 팀의 대원들은 7:30분경부터 개인배낭을 챙겨 미들캠프로 하산을 시작했다.

   ABC를 출발하며, 대원들은 ABC 건너편 정갈한 모습의 설원과 여자의 잘 다듬은 손톱 끝 같은 모양의 정상을 갖고 있던, ABC에서의 지루한 기다림으로 힘들어하던 우리의 마음과 시선을 사로잡았던, 낭파라(Nangpa La 5,741m)를 마지막으로 눈과 마음에 담았다.

   출발 3시간 반 만에 미들캠프(5,400m)에 도착. 이곳에서부터 초오유BC까지는 차량(짚차)편으로 30분 만에 도착. 스텝들이 현지 검문소에서의 업무를 정리하고 팅그리(Tingri)에 15:30분에 도착해 늦은 점심을 먹었다. 곧바로 팅그리를 출발 저녁 10:00시(22:00)에 장무에 도착. 장무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ABC(전진캠프)를 아침에 출발해 그날 저녁에 장무에 도착한 것이다.


   10월 5일(일)
   장무(Zangmu) -> 코다리 -> 카트만두
  
   아침 식사를 마치고 8시가 되어서야 업무를 개시한 세관을 통과 11시에 코다리에 도착 점심을 먹었다. 장무에서 다리(우정교)하나 건너는데 3시간을 소요됐다. 

   우리가 등반하는 동안 폭우로 유실되었던 도로가 임시로 복구되어 차량으로 카트만두로 이동할 수 있게 되었다.

   카투만두까지 오는 길에는 산사태로 유실되었던 길을 복구한 곳이 수십 곳은 되는 것 같았고, 엄청난 면적의 산사태로 댐이 형성되어 강 반대편 산허리 구간으로 농로만한 길을 새로 길을 낸 곳도  있었다.

   운행도중 혹세바자르(Hokse Bazar), 바네파(Banepa) 등에서 잠시 휴식하며 오후 4:30분에 카투만두에 도착했다.

   2일 만에 돌아온 길을 갈 때에는 15일이나 걸렸다. 비자발급 지연, 경유지에서의 애매한 사유로 불필요한 숙박 및 숙식, 셀파들의 추가수익을 얻어내기 위한 등반지연 등등...... 인천공항에서의 김홍빈 씨 얘기가 무엇 때문이었는지 이해가 되고 있었다.


   10월 6일(월)
  
   오전 홀리재단(홀리여사재단)에서 찾아와 등반 및 등정과 관련한 인터뷰를 했다. 인터뷰 담당자는 독신인 독일출신 여자 자원봉사자였다.

   저녁엔 우리팀의 쿡이었던 상게, 셀파 누르부와 한국음식을 하는 타멜시장 입구에 있는 페스티발이라는 식당에서 함께 저녁식사를 했다.

<홀리재단과의 인터뷰룰 끝내고 기념촬영을 했다.>


   10월 7일(화)
  
   오전에 SEVEN SUMMIT TREKS LTD. 측과 미팅이 있었다. 산소, 야크, 차량 이용 등과 관련해 마지막으로 확인정산을 했다.

   13일 귀국을 결정한 정택준, 곽노성 대원은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위해 출발했다. 저녁에 자이언트호텔 이 구 대장(사장)님이 염소고기 요리를 준비해 주어 맛있게 한 잔하며 피로를 풀었다.


   10월 8일(수)
  
   자이언트호텔 직원과 이 구 대장님의 도움을 받아 박종관 대원과 최영규 대장은 카투만두 시내 관광을 나갔다. 박따뿌르(Bhaltapur), 더르바르(Durbar), 보드나트(Bodhnath), 스와암부나트(Swayambhunath) 등 고궁 및 사원들을 구경했다.


   10월 9일(목)
  
   이틀째 카투만두 시내 관광을 했다. 저녁엔 SEVEN SUMMIT TREKS LTD. 대표인 밍마와 직원, 사다 덴지 등과 빌라 에베레스트에서 삼겹살과 소주로 저녁식사를 하며 손짓 발짓, 삼 단계 통역 등의 방법을 동원해 가며 많은 얘기를 나누었다.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스페인팀의 바오로는 동상이 심했지만 밝은 표정으로 시종일관 재미있게 함께 해주어 고마웠다.


   10월 10일(금)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떠난 곽노성, 정택준 대원 제외한 박종관 대원과 최영규 대장은 카트만두 트리부완 공항을 출발해 자정이 가까운 시간에 인천공항에 무사히 도착해 보고 싶었던 산악회원들과 가족들의 환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