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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살라테월 등반기
작성자 박종관 작성일 2008-06-19 오후 5:53:21 조회수 2920
첨부파일  
Salathe Wall   살라테월 (5.13b or 5.9 C2)

2008년 6월7일 토요일
어제 LA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요세미티에 바로 들어와서 하루 정도 쉬고 싶은데 형들이 바위를 바로 시작 하잔다. 시차적응 한답시고 간밤에 많이 먹은 술이 아직도 덜 깨고 뱃속도 울렁거리고 해롱 거리고 있으니까 재창이가 자기가 홀링해 놓고 내려올 테니 나보러 밑에서 하루 쉬고 있으랜다. 하트 렛지(11P)까지 고정 로프가 걸려 있어서 거기까지만 홀링해 놓으면 등반이 훨씬 수월 해진다. 나 혼자서 밑에 있으면 뭐하냐 싶어서 술도 깰겸 홀백(이하돼지라칭함)을 따라 슬렁 슬렁 주마질 해 올라 갔다. 처음엔 머리가 띵하고 울렁거려 미치겠더니만 하트 렛지에 도착하니 조금씩 컨디션이 올라온다. 돼지를 다 올리고 보니 시간이 오후 2시가 됐다.  오늘은 14피치 Hollow flake Ledge 에서 잘 계획으로 등반을 서두른다. 기어랙에 장비를 모두 달고 나니 무게가 장난이 아니다. 12피치 처음시작은 좌측으로 트레버스해서 크랙을 따라 오른다. 오랜만에 하는 등반인지라 왠지 몸이 부자연스럽다. 지그재그로 중간에 볼트와 하켄을 통과하며 12피치완료, 세컨으로 생이 형이 올라 오신다. 13피는 그냥 걸어서 갈 정도로 쉽다. 하켄에 로프를 걸고 14피치 할로우 플레이크로 팬듀럼 구간이다. 가느다란 고정로프가 깔려있어 크랙이 시작되는 밑부분까지 어렵지 않게 도착 할수 있었다. 5호 캠과 6호 캠 2개를 가지고 왔으나 별로 쓸모가 없어 보이고 바위를 보니 그냥 프리로 할만해 보인다. 마음을 한번 가다듬고 잽싸게 레이백으로 뜯으며 크랙 밖으로 나오니 생각보다 쉽다. 아무 생각 없이 무조건 직상을 하다 보니 중간에 다리를 벌리고 쉴수 있는 스텐스가 나온다. 이 크랙은 선인봉 하늘길 3피치 시작부근 넓은 크랙과 매우 흡사하다. 단지 이곳은 좌향이 아니고 우향 크랙 이라는 것만 빼고 말이다. 스텐스에서 한번 호흡을 정리하고 개념도를 보니 침니는 5.9  레이백은 5.8 이다. 선택의 여지가 없이 계속 레이백을 하기로 결심했다. 크랙 에다가 왼발leg 재밍을 해보니 아주 자세가 안정적이고 마음이 놓인다. 계속해서 같은 동작으로 뜯으며 올라갔다. 확보물이 하나도 없지만  여기서 떨어져도 우측으로 팬듀럼 할뿐 바닥으로 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니 한결 마음이 놓인다. 마지막 턱을 넘어 14피치를 완료하고 렛지에 다다르니 사과쥬스 1갤론(3.75L)이 있다. 벌컥 벜컥 마시고 담배한대 피우니 이제 술도 좀 깨고 시차적응도 되는 듯 하다. 오늘은 첫날이니 여기서 자기로 한다 .충분히 3명 정도는 편안히 누울 듯 하다. 나와 재창이는 포타 렛지를 설치하고 벽에서 첫날밤을 맞이한다. 밤하늘에 별빛들이 죽도록 쏟아진다.


6월8일 일요일
새벽 5시가 되니 날이 훤하다. 요세미티의 6월은 해가 길고 특히 살라테월이 있는 서쪽에는 해가 오후에 들어오기 때문에 등반하기에 최적이다. 게다가 해가 들어오는 오후엔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 더위를 크게 느낄 수도 없다. 일환이형은 쿡 담당이다. 라면 김치 그리고 밥과 된장국까지 아침을 든든히 잘 먹었다. 15피치는 5.7 침니 인데 생이 형이 출발한다. 그런데 아뿔사 스타트 부터 고전을 면치 못한다. 중간쯤 가시더니 힘들어서 못하겠다고 내려와 버리신다. 톱 교대, 다시 내가 간다. 워매 이런 썅 노가다가 있나? 죽을 똥을 싸서 침니상단에 있는 슬링에 겨우 자일을 통과 후 나도 맛이 가서 다시 하강.  생이형과 다시 톱교대를 했다. 그 후론 생이 형이 크랙 밖으로 나와 가볍게 15피치를 마무리 하신다. 탄력받은 생이 형이 다시 16피치를 나가 신다. 한참을 잘 가시다가 중간에 5.10a구간이 나오는데 엄청 헤매다가 결국 16피치도 마무리 하셨다. 시간을 많이 까먹은 거 같다. 이제부터 나라도 서둘러야 겠다. 17피치는 다시 내가 간다. 그런데 밑에서 유명한 영국 클라이머(리오) 라는사람과 이름은 모르나 요세미티 로컬 클라이머가 불이 나게 연등으로 달려온다. 잠깐 먼저가라고 자리를 비켜 주자니 이렇게 등반하는 내 자신이 우습고 도대체 저놈들이 사람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밑에 있던 생이 형이 리오를 알아보고 이야기를 나눴는데 살라테월을 둘이서 4시간 만에 프리로 등반하고 다시 하프돔 으로 뛰어가서 프리로 등반할 계획 이란다. 그러니까 이놈들은 시간 싸움을 하며 등반을 하는 것이다. 우리가 자전거를 타고 다닐떼 이놈들은 벌써 달나라 가는격 이라고나 할까? 어젯밤에 포타렛지에 누어서 또 한가지 기가막힌 등반을 목격했다. 토미 칼드웰과 그의 부인 베스 로든이 Magic Mushroom A3를 야밤에 프리로 완등 해냈다. 정말 무서운 괴물들이다 .17피치를 완료후 18피치는 생이 형이 간다.정말 살벌한 귀 바위(The Ear)다. 확보 물은 없고 떨어지면 그냥 바위 턱에 쳐 박힌다. 생이 형이 귀 바위 초입까지 가더니 다시 내려 오신다. 완전 전의상실이다. 거의 맛이간 표정이다. 어쩌겠는가 못 가겠다는걸..
내가 또 어거지로 밀어붙인다. 그나마 초입까지 줄이 걸려있어 약간의 힘을 저축 할수 있었다. 가만히 보니 누군가 근래에 3호 캠을 박아놓고 여기서 후퇴 했나 보다. 나는 처음부터 안쪽으로 들어가 5호와 6호를 번갈아 밀며 크랙 깊숙히 전진해 갔다. 얼마나 올랐을까 갑자기 가슴이 답답 해진다. 바위 틈에 가슴이 꽉 끼어 움직 일수가 없고 숨 쉬기조차 힘이 들었다 . 머리를 돌리기 위해 얼른 헬멧을 벗어 로프에 걸어 던지고 밖으로 기어 나왔다. 힘이 무지 들었다. 여기서 등반을 포기해버릴 생각이 들었다. 또 마음 한켠 에선 그래도 가야한다고 주문이 들어온다 . 설령 여기서 등반을 접고 내려가면 매일 술만 먹고 단지 내가 하루하루 똥 만드는 기계로 전락하지 말라는 법이 없지 않은가? 얼마나 침니 안에서 바둥 거렸는지 밖으로 나오니 그 파란 하늘이 노랗게 보인다. 결국 귀 바위를 빠져 나오고 등반을 끝내니 한참 동안 넋을 잃고 말았다. 아직 오늘 등반은 끝나지 않았다. 19피치도 가야 한다. 19피치는 가는 실 크랙이 50M정도 길게 나있다. 지루하리 만큼 캠과 너트를 사용 하다보니 어느새 종료 지점이다. 19피치와 20피치 중간에 Alcove가 있다. 19피치에서 쉬운크랙 10미터쯤 오르니 아주 넓고 움푹 들어간 바람을 잘 막아주고 한 5명 정도 비박 하기 알맞은 장소가 있다 .  해가 아직 많이 남아서 20피치 앨캡 스파이어에 오를 수도 있으나 거기는 무지하게 살벌하고 또 바람을 피할 수가 없어서 오늘은 여기서 그냥 자기로 했다. 우리 는 이곳에서 하룻밤을 아주 편하게 지낼수 있었다.


6월9일 월요일
또 날이 밝는다. 새벽이면 어김 없이 일환이형이 해준 아침밥을 먹는다. 일환이형은 남가주 산악회 공식 주방장이다. 옆에서 음식 참견했다간 뒷일이 감당 안되니 절대적으로 간섭불가다. 그냥 주는 것만 얻어먹어도 무지하게 맛이 있다. 20피치는 엘캡 스파이어다. 너무나 유명하니 더 이상 설명을 하지 않겠다. 이곳 살라테월의 하일라이트인 곳이다. 사진빨도 가장 잘나오는 곳이다. 난이도 5.7 침니인데 정신병자나 현지 로컬놈들 아니면 누가 이살벌한 침니로 가겠는가. 스파이어 뒷벽으로 난 쉬운 크랙으로 등반을 이어갔다. 조금 후에 한 서너명 정도 누울수 있는 스파이어 정수리에 다다랐다. 이곳은 요세미티 책자 사진에 단골로 나오는 장소다. 사진도 찍으며 여유를 부린다.  생이 형이 누어서 빌레이를 보고 재창이는 돼지 올리느데 열중이고 난 다시 21피치 가느다란 크랙을 따라 우측 사선으로 오른다. 중간쯤 가니 5.9 Squeeze가 나온다. 이것은 침니보다 약간 좁은 크랙이고 거리가 보편적으로 짧다고 이해하면 쉽다. 캠은 넓어서 먹지 않고 그냥 레이백이 편할거 같다. 밑 크랙에 캠하나 설치해 두고 기어랙을 그곳에 벗어 걸어두고 프리로 올랐다. 뒤에 오는 생이 형이 기어랙을 달고 오는데 내가 기어랙을 들어올리는 순간 카메라가 앨캡 스파이어 밑으로 날아간다. 분명 카메라 줄에 비너가 걸려 있는걸 내 눈으로 확인했는데 에일리언 한 개와 함께 내 눈에서 멀어지는 것을… 후회한들 무엇하랴 . 한숨만 연거푸 나오고 그 동안 공들여 찍었던 사진들이 모두 날아 가는 순간 이다 . 그래도 등반은 해야 한다. 22피치는 크랙을 따라 오르다 좌측으로 걸어서 돌아가는 구간이다. 아주 쉽게 한 피치를 번다. 23피치도 긴 크랙을 어느 정도 가다가 좌측으로 갈라진 크랙으로 넘어 타면 그만이다. 24피치가 또 죽인다. 이곳은 완전 정원이다. 풀도 많고 이끼 꽃 흙 물 땅에 있어야 할 것 들이 죄다 여기 모여있다. 지저분한 크랙과 흐르는 물줄기 그나마 간간히 피어있는 에델바이스가 참 곱다. 24피치 끝나는 곳이 좌로 90도 꺽여 들어 가는데 확보지점이 썩은 볼트이다. 그래서 그냥 25피치로 한방에 밀고 나아갔다. 3호 캠으로 대충 마무리 했으나 줄이 안빠져 나와 어깨에 무리가 갈 정도로 줄을 당겼다. 다음 등반할 사람들은 런너를 길게 뽑아 쓰시라고 말하고 싶다. 25피치에 이르니 비박지가 있다. 오늘은 여기서 자기로 하고 재창이와 일환이형을 쉬게 하고 26피를 등반해 나갔다. 조금 가다가 벽면 좌측으로 이동하여 오르다 중간에 팬드럼하여 다시 하강하여 실크랙 15미터 올라야 한다. 마지막 크랙은 줄이 심하게 꺽여 확보물 설치 없이 그냥 올라버렸다. 26피치를 마무리하니 내몸이 점점 지쳐감을 느낀다. 렛지가 있어서 캠을 박고 조금 누어서 쉬었다. 생이형이 다시 올라오고 27피치로 출발이다. C2 크랙이 27-28피치까지 이어진다. 처음엔 너무쉬어서 이상해 했으나 갈수록 크랙이 야리꼬리 해진다. 어라! 설상가상 마지막 부분은 캠이 먹지 않는다. 자유 등반으로 두동작을 올라 하켄 자리가 보이길래 에일리언을 얼른 박았다. 아니 거의 던졌다. 여기서 떨어지면 오늘은 등반을 접고 내일 할려고 했다. 가까스로 27피치에 레다를 걸었다. 장비 걸어놓고 내려오니 재창이가 캠 두개 박아 포타렛지를 근사하게 펴놓았다. 이제 달도 살이 쪄서 제법 빛을 발하고 별들도 질세라 수도 없이 반짝거린다. 저멀리 은하수를 따라 내 마음은 벌써 집에 있는 딸아이 생각이 간절하다. 내일은 정상에 갈수 있을까?


6월10일 화요일
오늘은 무조건 정상에 가야 한다. 아침부터 좀 서둘러서 등반을 시작했다. 홀링조를 먼저 올려보내고 주마링을 할려 하는데 오른쪽 팔이 올라가질 않는다. 당기는 동작은 되는데 어제 25피치 에서 줄이 안 올라와 힘을 쓰다 어깨가 고장이 난 모양이다. 하는수 없이 왼쪽 주마로 바꿔 27피치 까지 올라서 27피치에는 발 디딜곳이 없어 생이 형은 26피치에서 그냥 확보를 보게했다. 28피치는 조금 짧은 벙어리성 좌향 크랙이다. C2라고 나와있으나 C1이나 별반 차이가 없게 쉽다. 29피치는 루프를 넘어서 헤드월로 접어드는 구간이다. 사진도 찍고 고정하켄에 런너를 길게 뽑아 넘어갔다. 내 머리위로 이어지는 30.31피치 헤드월 크랙 은 정말 죽인다. 아니 환상적이다. 커다란 구렁이가 한마리 누어있는 듯하다. 크랙속에 제비집이 있고 제비 세끼들이 찍찍덴다. 엄마 제비는 열심히 먹이를 물어다 준다. 사람이나 짐승이나 자식사랑은 똑 같은 법이다. 29피치를 마치니 바람이 무척세다. 내 꼴이 꼭 사람 이마에 파리 한마리가 달라붙어 있는  꼴일 게다. 31피치까지 캠 여러 개로 한번에 이어서 등반을 했다. Long Ledge 에 다다랐다. 햇볓이 따사롭다.  헤드월에서 바람을 많이맞아 추웠는데 롱렛지는 너무나 포근하고 좋았다. 서너명은 충분히 비박할 수 있는 길이와 넓이 이다. 물먹고 쉬면서 햇빛을 한참 받았다. 32피치는 렛지 우측 끝부분 크랙으로 시작한다. 처음엔 캠으로 시작하다 너트를 써서 오르다가 마지막에 크랙이 사라진다. 다음은 5.8자유등반 구간이다. 기어랙 때문에 등반이 쉽지 않다. 제로 캠 한 개 박아놓고 텐션 받아 하강하여 기어랙을 벗어놓고 다시 자유등반으로 오른다. 바위가 미끄럽고 발란스를 잘 잡아야 하는구간이다. 32피치도 끝나고 33피치로 등반이 이어진다. 쉬운 C1크랙을 지나 5.5누운 슬랩을 오르니 봉봉 하켄이 33피치 완료임을 알린다 . 34피치는 슬랩으로 기어들어간 만큼 기어 나와야 한다. 다시 루프가 되어 버린다. 고정하켄이 있어 루프를3동작으로 넘어서서 기어랙을 확보물에 걸어두고 마지막 5.9 Squeeze 를 끝내니 쉬운 크랙이 5미터정도 더 이어진다. 이제 등반이 끝나간다. 35피치 마지막 구간은 그냥 쉽게 걸어서 올라갔다. 정상에 서니 소나무 한 구루가 서있고 그 밑엔 물이 수북이 쌓여있다.  우측바위에 단단한 체인볼트 2개가 나란히 박혀있다.  시계를 보니 3시40분을 가리킨다.
로프르 깔고앉아 마지막 남은 담배 한개피를 꺼내는데 젠장 부러져 있다. 고통스런 손끝으로 뭐가 그리 맛있다고 쭈-욱  빨아 댄다. 태양빛은 아직도 강렬하고 내모습을 보니 그지가 정말 따로 없네…  허 허

함께한 사람들
최상범;  남가주 산악회
         일명 생초이 양정OB
         바위하러 유학갔다가 미국에 눌러 앉으셨 단다.

김일환;   남가주 산악회
         일명 도봉산 반바지
         초창기 선인파이며 도봉산 반바지로 통했단다.

장재창;  엘비알파인클럽
         일명 사하라 장
         지난번 노즈(31P)도 혼자서 홀링을 도맏아한 홀링 도사다
         사하라마라톤도 완주했다.

사용장비; 마이크로 너트 1조
          에일리언 2조
          캐머럿1234호 3조
          캐머럿56호 1조    해머는 사용하지 않음

* 살라테월은 노즈보다 조금어려우나 그 재미는 노즈의 3배정도 될것같다.
  단조로운 노즈보다는 다양한 코스가 산재한 살라테월을 권하고 싶다.
엘캐피탄에서 가장 긴(35P)살라테월은 환상적인 정말멋진 루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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