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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알프스이야기3부
작성자 박종관 작성일 2006-08-23 오후 5:50:39 조회수 2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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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부 "이태리에서 가져온 피자와 함께..."



2006년 7월4일 화요일 아침의 날씨는 전날의 악몽을 말끔히 잊혀지게 할만큼 맑았다.  이른 아침 누룽지를 끊여 간단한 아침식사를 해결하고 베이스 캠프 철수준비에 들어갔다.  때마침 지난번 Aiguille du Midi 북벽등반을 2박3일에 걸쳐 끝내고 근처에 위치한 Cosmique 산장에 머물고 있던 정승권 등산학교팀이 이곳 설원으로 내려와 우리팀및 알프스 여성 원정대원들과 반가운 인사를 건넨다.  다함께 몽블랑 따귈을 배경으로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정승권 등산학교팀은 우리팀이 어제 올랐던 몽블랑 따귈 삼각북벽으로 향하였고 우리팀과 알프스 여성 원정대는 샤모니로 내려가기 위해 Aiguille du Midi 케이블카 종착역으로 향하였다.  
샤모니 시내 알펜로제 숙소에 도착하여 젖은 텐트와 옷가지를 말리고 샤워와 휴식을 취한후 음료수와 간식을 사러 근처 마켓에 들렀다.  시간은 정오를 약간 지나고 있었는데 마켓 출입문이 닫혀 있었다.  영업 시간표를 자세히 보니 오전 8시반에 오픈하여 정오 12시에 문을 닫고 다시 오후 3시에 오픈하여 저녁 8시에 문을 닫는다고 한다.  마켓 근처에 있는 다른 상점들도 마찬가지로 굳게 닫혀 있었다.  헛탕치고 다시 알펜로제 숙소로 돌아가 이곳 현지인들에게 물어보니 프랑스내의 대부분의 영업소가 2시간 내지 3시간 정도의 기나긴 점심시간 임시휴업을 철저히 지킨다고 한다.  그리고 한주내 노동시간도 총 35시간 이상을 못하도록 규제를 하고 있다고 한다.  이곳 프랑스내에서 근무하는 노동자의 입장에서 보면 천국이지만 소비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다소 불편함을 느낄수 있겠다고 짐작해 본다.  항상 노동에 관해 근면과 성실을 앞세우는 우리 한민족의 눈에 비친 이곳 프랑스의 노동문화는 쉽게 이해를 할수 없게 만든다.  
7월 5일 수요일 오전에는 알펜로제 숙소에서 약 20분 떨어진 가이앙 자연 암장을 방문하여 스포츠 클라이밍을 하기로 하였다.  알프스 여성 원정대 대원님들도 함께 참여하여 합동등반을 하며 이곳 현지의 암장의 이모 저모의 모습들을 흠뻑 보고 느낄수 있었다.  특히 수많은 프렌치 어린 아이들이 부모들의 지도아래 헬멧을 쓰고 Full Body Harness 를 차고 기초 암벽등반 연습을 하고 있는 모습들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렇게 어릴때 부터 자연과 함께 숨쉬고 암벽에 친숙함을 느끼며 성장할수 있는 환경이 훌륭한 알프스 산악인 배출의 밑거름이 되는거라 생각해 본다.  
하얗게 눈에 덮힌 눈부신 몽블랑 산군을 배경으로 재미있는 암벽등반과 사진촬영을 마치고 마치 요세미티 밸리의 분위기와 흡사한 한적하고 고요한 숲속 오솔길과 호수를 지나 숙소로 돌아와 점심을 먹으러 샤모니 시내에 위치한 맥도날드 식당으로 향하였다.  주문을 하려고 메뉴판을 보니 Big Mac 샌드위치 한개에 5.60 유로(7 달러)라고 적혀 있었다.  혹시 잘못 표기된것이 아닌가 하고 다시 확인해 보아도 마찬가지였다.  프렌치 프라이 주문후 케찹을 달라고 하니 무료가 아니라 돈을 내야 한다고 한다.  식당내 화장실 사용도 음식주문을 한 손님에게만 비밀번호를 알려주어 사용케 하고 급하게 들어와 화장실을 사용하려고 하면 사용료를 내고 볼일을 봐야 한다.  갑자기 풍요롭고 편안한 미국의 음식문화가 그리워지기 시작한다.  비싼 점심을 먹은후 샤모니 시내에 위치한 산악 장비점에 들렸다.  마침 폐업정리 대세일을 하고 있는중이라 많은 손님들로 붐볐다.  각자 필요한 장비들을 정가보다 40-50% 싸게 구입한후 기분좋게 건너편 야외 카페로 이동 맥주와 커피를 마시며 시간을 보내려는데 갑자기 바람이 불고 비구름이 몰려오더니 장대 소나기를 퍼붓기 시작한다.  우산도 없이 필사적으로 알펜로제 숙소를 향하여 전력질주로 도착하자 오늘 저녁9시부터 독일 월드컵 준결승에 올라간 프랑스팀과 포르투갈팀의 축구경기가 있다고 대형 TV가 있는 식당 지하 단체룸으로 원정대 전원 모이라고 한다.  우리팀, 정승권 등산학교팀, 한국 산악회팀, 여성 원정팀 모두 함께 모여 맥주와 와인을 마시며 프랑스팀의 극적인 결승진출 현장을 목격한다.  프랑스 샤모니 마을에 짧은 기간동안 체류하고 있는 우리팀 모두 프랑스팀의 월드컵 결승진출을 함께 기뻐하고 축하해 주었다.  샤모니 시내쪽에서 들려오는 자동차 경적소리와 폭죽소리들을 들으며 바빴던 하루 일과를 마치고 늦은밤 잠을 청했다.  
7월 6일 목요일 아침부터 날씨가 잔뜩 흐려있다.  안좋은 날씨관계로 몽블랑 등반계획은 내일로 미루고 렌트카를 몰고 프렌치 알프스 산을 관통하는 몽블랑 터널(총 길이 12km)을 지나 이태리로 넘어가 관광을 가기로 하였다.  필자가 직접 운전대를 잡고 우리팀과 함께 긴 몽블랑 터널을 지나니 곧장 이태리 국경이 나온다.  이곳의 분위기는 프랑스 샤모니쪽과 많이 달랐다.  좀 어둡고 침체된 분위기가 느껴지는것 같았다.  한참 운전을 하여 가니 Courmayuer 라는 마을이 나온다.  프랑스쪽에서 그랑 조라스를 등반한후 이태리쪽으로 하산하여 도착하는곳이 여기라고 한다.  여기서 약 3시간쯤 운전을 하여 남동쪽으로 향하니 지난번 동계 올림픽이 열렸던 Torino 시가 나온다.  여기서 내려 Torino 다운타운쪽으로 진입하여 차를 주차시키고 배고픈김에 이태리 피자맛이 어떤가하고 한 블럭마다 자리잡고 있는 어느 피자집에 들렀다.  각양 각색의 미리 만들어 놓은 피자들이 우리팀의 입맛을 당기고 있었다.  피자 두판을 주문하여 다시 차로 돌아가 우리팀이 오던길을 더듬으며 프랑스 샤모니 마을로 향하였다.  비내리는 고속도로를 달려가며 조금전 주문한 피자 몇조각을 시식해 보았는데 큰 실망이었다.  너무 짜고 Pizza Hut 이나 Papa John's 피자에 비해 맛이 한참 떨어지는것 같았다.  
오후 2시쯤 무사히 알펜로제 숙소에 도착하여 이태리에서 왕복 6시간에 걸쳐 직접 주문배달 하여온 문제의 피자 2판을 한국 원정팀들에게 펼쳐 놓으니 어느새 게눈 감추듯 깨끗히 사라져 버린다.  오전부터 쏟아지는 비가 쉼없이 줄기차게 지붕을 때리는 소리를 들으며 알펜로제 숙소의 하루는 한국 원정대팀들간의 화기애애한 이야기꽃으로 저물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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