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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반후기
제목 인수봉 야간 등반기(2003.09.20~21)
작성자 rocknice 작성일 2008-04-06 오후 8:13:22 조회수 1773
첨부파일 we.jpg  DSC01411.jpg    
※ 악성 스팸댓글로 삭제후 다시 올립니다.  글쓴이: 이기범(2003.09.29)

* 등 반 일 자 : 2003년 9월 20일 ~ 21일(토, 일)
* 등반 대상지 : 북한산 인수봉(810.5M)
* 등 반 방 식 : 야간암벽등반
* 참   가   자 : 남궁현, 강정식, 유진경, 김장수, 류희문, 이동석
                    백호기, 임세웅, 박승희, 최기련, 이경희, 이기범

9월 21일은 등반대장인 종관이가 그렇게도 바라고 바라던 결혼식을 올린 날이다.
그것도 같은 산악회 회원이고 등산학교 동문이며 친구인 장진과…….
여기서 산악회와 등산학교의 위력(?)을 실감합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종관이가 세계최고봉을 오른 것보다 더 높고 어려운 곳을 오른 것 같습니다. ㅎㅎㅎ)
종관아! 진이야! 결혼을 다시 한번 축하하며 건강하고 행복해라.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일요일 등반은 취소하기로 8월 집회에서 결정하였다.
대신 토요일 밤에 인수봉 야간등반을 하고 결혼식에 참석하기로 하였다.
야간등반에 많은 인원이 참석할 경우 등반시간이 오래 걸릴 것은 자명한 일이다.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없을까?
궁리한 나는 토요일 오후에 미리 하강코스에 자일을 고정시켜 놓기로 마음먹었다.
더불어 필요한 물과 장비도 정상에 미리 데포 시켜 놓기로 하였다.
이번 등반에서 등반성을 찾으려고 하는 것은 아니니까.

토요일 오후 연희와 인수봉을 등반한 나는 물과 장비를 인수 정상 바위 밑에 데포 시켜 놓았다.
먼저 연희가 하강하고 내가 내려가면서 고정 작업을 하려고 했는데 자일이 짧다고 하는 것이다.
75m 자일이라고 해서 안심하고 하강하면서 중간 중간 고정시켜 놓으려고 했는데 자일이 짧다니…….
나중에 확인한 결과 75m가 안 되었다.
할 수 없이 중간 고정은 생략하고 피톤에 통과만 시키고 하강하였다.
토요일 날씨는 맑고 화창해서 시야가 30km는 보이는 것 같았다.
오랜만의 야간등반에 날씨도 좋겠구나!
생각하니 마음이 절로 가벼워지며 벌써부터 서울야경이 기대가 된다.

서둘러 도선사 주차장으로 내려온 우리는 약속장소인 우이동으로 차를 몰았다.
19:45에 엑셀시오 장비점 앞에 도착하니 현이형과 정훈이가 기다리고 있었다.
정훈이는 일요일에 일이 있어 등반은 못하고 안부 인사차 온 것 같았다.
서로 인사를 나누고 저녁식사를 하러 장비점 건너 중화요리 집으로 들어갔다.
20:00에 만나 준비물 확인 후 20:30에 출발하기로 하였는데 계속 울리는 휴대폰 소리,
더불어 조금씩 늦게다는 말씀들…….

오기로 하신 분들이 모두 오고 최종 점검 후 도선사로 출발하였다.
주차장에 차를 주차시킨 후 각자 배낭을 메고 인수봉을 향하여 랜턴을 켠다.
우이산장을 거쳐 좀더 길이 좋은 백운산장으로 길을 잡아 하강코스 안부까지 가기로 하였다.
하강코스에 도착하니 예상대로 바람이 심하게 불고 있었다.
바로 등반장비와 방한의류를 착용한 후 등반을 시작한다.
호기형과 희문이형이 한 팀, 현이형,정식이형,나 이렇게 한 팀,
그리고 나머지 분들은 주마링으로 오르기로 결정하였다.

먼저 내가 출발하고 정식이형이 빌레이를 보기로 하였다.
그리고 호기형이 다음 파티의 선등으로 출발하기로 하고…….
출발지점을 올라 약간의 슬랩을 지나면 볼트가 있다.
이곳에 클립한 후 볼트 우측 세로 홀드를 왼손으로 잡고 왼발을 올려 일어서면 위에 하강 피톤이 보인다.
거기서 좌측 11시 방향으로 뻗은 크랙을 따라 올라가면 1피치를 끊을 수 있는 쌍볼트가 나온다.  
1피치 종료지점에 도착 후 후등자 빌레이를 준비하니 정식이형이 출발하신다.
형은 입회한지 얼마 안 되었고 야간등반도 처음인데 생각 외로 잘 올라오신다.
(아무것도 안 보이시니까 그런가?)

잠시 후 호기형 출발, 그리고 현이형 출발,
이렇게 밤이 깊어가듯이 우리들의 인수봉 야간등반도 깊어가고 있었다.
옆에서는 고정된 자일로 다른 분들이 올라가고 있었고 천안에서 오신 장수형의 모습도 보인다.
나는 가능하면 많은 등반 장면들을 카메라에 담으려고 하였다.
아! 그러나 모자라는 건 사진 실력과 카메라의 성능…….
현이형이 합류 후 수직으로 갈라진 크랙을 따라 2피치 등반을 시작하였다.
서면 오버행 밑에서 2피치를 끊고 후등자들이 올라온 후 3피치 인공등반(볼트따기)구간으로 나아갔다.

<이때 오버행 밑에서의 대화>
(호기형 : 아이 추워 띠바)
(정식이형 : 그래 띠바)
(옆에 있는 나도 따라 띠바)
(다음부터는 형들하고 같이 등반안해 띠바, 욕만 배우잖아!)
그런데 띠바,띠바 하면서도 얼굴들은 웃고 있다.

내가 먼저 등반한 후 호기형이 출발하였는데 형은 바로 상단의 피톤까지 한 번에 등반을 완료하였다.
이 과정에서 자일이 엉키는 일이 발생해서 정식이형과 희문이형이 애를 먹었으나 침착하게 문제를 해결하였다.
바람은 몹시도 심하게 불고 이미 주마링 파트는 등반을 완료했고 무조건 빨리 올라가고 싶은 생각뿐이다.
아무리 큰소리로 얘기해도 잘 안 들린다.
인공등반 구간을 넘어와 밑을 내려다보니 랜턴 불빛이 보였다.
생각해보니 승희뿐이 올 사람이 없어 노란색 자일을 이용해 주마링으로 올라오라고 하였다.
어떻게 된 게 제일 늦게 온 사람이 더 빨리 올라가네! 하는 생각이 드니 웃음만 나온다.

인공등반 구간을 넘어 온 형들에게 내가 올라간 다음 이미 내려온 다른 자일을 이용해서 두 분이
연등하라고 하고는 출발하였다.
잠시 후 기련이와 나의 확보로 현이형과 정식이형의 마지막 피치 등반은 시작되었다.
어둠 속에서도 백운대 정상이 같은 높이로 마주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인수봉 야간등반이
끝나 감을 알 수 있었다.

정상 바위 밑에 가보니 먼저 올라오신 분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이어 후미 그룹까지 합류하여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시작되었다.
오늘 있을 종관이와 진이의 결혼식을 축하하자는 동석형의 건배제의로 즐거운 분위기는 이어졌고
인수 야간등반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음과 많은 인원이 참석한 것에 감사하며 축배의 잔을 들었다.
산행시마다 푸짐한 먹거리를 준비하시는 진경이형의 덕분으로 인수 정상에서 처음으로 회도 맛보았다.
그리고 삼겹살과 안동 간 고등어는 왜 그렇게 맛이 있는지?
하늘은 밤인데도 밝았고 서울 야경은 지금까지 야간등반중에서 가장 멋있었던 것 같다.
이러니 술을 안 마실래야 안 마실 수가 없었다.
바람이 심하게 불었지만 우리들의 분위기에 기가 꺾였는지 예상보다 춥지는 않았다.
새벽까지 우리들의 이야기와 노래는 계속되었고 인수봉의 밤도 그렇게 깊어가고 있었다.

- 이상 인수봉 야간등반기 끝 -

일요일 결혼식에서 형님들을 뵈어서 반가웠습니다.
2차 맥주 드시러 가실 때에도 참석하고 싶었으나 토요일 주간등반과 야간등반,
그리고 새벽까지의 술자리로 인해 몸이 많이 피곤하더군요.
형님들에게 인사도 제대로 못 드리고 와서 죄송합니다.

오랜만의 인수야간등반,
여러 회원님들과 함께 해 즐거웠고 참석하신 모든 분들 수고하셨습니다.
특히, 막내 경희가 참석해 즐거웠고 춥고 힘들었을 텐데 수고했다.
여자회원은 참석하는 사람이 없을 줄 알았는데? 한다면 섭섭하려나.
토요일 야간 인수봉은 술에 취하고 사람에 취하고 분위기에 취하고
별과 달과 구름에 취하고 야경에 취하고 날씨에 취하고 온통 취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술이 약한 저로서는 새벽까지의 과음으로 다음날 힘들었지만 그래도 즐거웠고 아름다운 밤이었습니다.
다음에 또 기회를 만들었으면 하고 아침, 저녁으로 기온 변화가 심한데 회원님들 환절기에 감기 조심하세요.

그리고 등반기와 사진을 보기 좋게 편집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는 중입니다.
아직은 많이 미흡하지만 다음에는 더 발전된 모습으로 업로드 하겠습니다.
회원님들 중에 잘 아시는 분 계시면 가르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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