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등반후기
제목 살라테월 등반기 1
작성자 박종관 작성일 2008-06-19 오전 11:25:00 조회수 1984
첨부파일  
Salathe Wall 살라테월 (5.13b or 5.9 C2)

2008년 6월7일 토요일
어제 LA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요세미티에 바로 들어와서 하루 정도 쉬고 싶은데 형들이 바위를 바로 시작 하잔다. 시차적응 한답시고 간밤에 많이 먹은 술이 아직도 덜 깨고 뱃속도 울렁거리고 해롱 거리고 있으니까 재창이가 자기가 홀링해 놓고 내려올 테니 나보러 밑에서 하루 쉬고 있으랜다. 하트 렛지(11P)까지 고정 로프가 걸려 있어서 거기까지만 홀링해 놓으면 등반이 훨씬 수월 해진다. 나 혼자서 밑에 있으면 뭐하냐 싶어서 술도 깰겸 홀백(이하돼지라칭함)을 따라 슬렁 슬렁 주마질 해 올라 갔다. 처음엔 머리가 띵하고 울렁거려 미치겠더니만 하트 렛지에 도착하니 조금씩 컨디션이 올라온다. 돼지를 다 올리고 보니 시간이 오후 2시가 됐다. 오늘은 14피치 Hollow flake Ledge 에서 잘 계획으로 등반을 서두른다. 기어랙에 장비를 모두 달고 나니 무게가 장난이 아니다. 12피치 처음시작은 좌측으로 트레버스해서 크랙을 따라 오른다. 오랜만에 하는 등반인지라 왠지 몸이 부자연스럽다. 지그재그로 중간에 볼트와 하켄을 통과하며 12피치완료, 세컨으로 생이 형이 올라 오신다. 13피는 그냥 걸어서 갈 정도로 쉽다. 하켄에 로프를 걸고 14피치 할로우 플레이크로 팬듀럼 구간이다. 가느다란 고정로프가 깔려있어 크랙이 시작되는 밑부분까지 어렵지 않게 도착 할수 있었다. 5호 캠과 6호 캠 2개를 가지고 왔으나 별로 쓸모가 없어 보이고 바위를 보니 그냥 프리로 할만해 보인다. 마음을 한번 가다듬고 잽싸게 레이백으로 뜯으며 크랙 밖으로 나오니 생각보다 쉽다. 아무 생각 없이 무조건 직상을 하다 보니 중간에 다리를 벌리고 쉴수 있는 스텐스가 나온다. 이 크랙은 선인봉 하늘길 3피치 시작부근 넓은 크랙과 매우 흡사하다. 단지 이곳은 좌향이 아니고 우향 크랙 이라는 것만 빼고 말이다. 스텐스에서 한번 호흡을 정리하고 개념도를 보니 침니는 5.9 레이백은 5.8 이다. 선택의 여지가 없이 계속 레이백을 하기로 결심했다. 크랙 에다가 왼발leg 재밍을 해보니 아주 자세가 안정적이고 마음이 놓인다. 계속해서 같은 동작으로 뜯으며 올라갔다. 확보물이 하나도 없지만 여기서 떨어져도 우측으로 팬듀럼 할뿐 바닥으로 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니 한결 마음이 놓인다. 마지막 턱을 넘어 14피치를 완료하고 렛지에 다다르니 사과쥬스 1갤론(3.75L)이 있다. 벌컥 벜컥 마시고 담배한대 피우니 이제 술도 좀 깨고 시차적응도 되는 듯 하다. 오늘은 첫날이니 여기서 자기로 한다 .충분히 3명 정도는 편안히 누울 듯 하다. 나와 재창이는 포타 렛지를 설치하고 벽에서 첫날밤을 맞이한다. 밤하늘에 별빛들이 죽도록 쏟아진다.


6월8일 일요일
새벽 5시가 되니 날이 훤하다. 요세미티의 6월은 해가 길고 특히 살라테월이 있는 서쪽에는 해가 오후에 들어오기 때문에 등반하기에 최적이다. 게다가 해가 들어오는 오후엔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 더위를 크게 느낄 수도 없다. 일환이형은 쿡 담당이다. 라면 김치 그리고 밥과 된장국까지 아침을 든든히 잘 먹었다. 15피치는 5.7 침니 인데 생이 형이 출발한다. 그런데 아뿔사 스타트 부터 고전을 면치 못한다. 중간쯤 가시더니 힘들어서 못하겠다고 내려와 버리신다. 톱 교대, 다시 내가 간다. 워매 이런 썅 노가다가 있나? 죽을 똥을 싸서 침니상단에 있는 슬링에 겨우 자일을 통과 후 나도 맛이 가서 다시 하강. 생이형과 다시 톱교대를 했다. 그 후론 생이 형이 크랙 밖으로 나와 가볍게 15피치를 마무리 하신다. 탄력받은 생이 형이 다시 16피치를 나가 신다. 한참을 잘 가시다가 중간에 5.10a구간이 나오는데 엄청 헤매다가 결국 16피치도 마무리 하셨다. 시간을 많이 까먹은 거 같다. 이제부터 나라도 서둘러야 겠다. 17피치는 다시 내가 간다. 그런데 밑에서 유명한 영국 클라이머(리오) 라는사람과 이름은 모르나 요세미티 로컬 클라이머가 불이 나게 연등으로 달려온다. 잠깐 먼저가라고 자리를 비켜 주자니 이렇게 등반하는 내 자신이 우습고 도대체 저놈들이 사람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밑에 있던 생이 형이 리오를 알아보고 이야기를 나눴는데 살라테월을 둘이서 4시간 만에 프리로 등반하고 다시 하프돔 으로 뛰어가서 프리로 등반할 계획 이란다. 그러니까 이놈들은 시간 싸움을 하며 등반을 하는 것이다. 우리가 자전거를 타고 다닐떼 이놈들은 벌써 달나라 가는격 이라고나 할까? 어젯밤에 포타렛지에 누어서 또 한가지 기가막힌 등반을 목격했다. 토미 칼드웰과 그의 부인 베스 로든이 Magic Mushroom A3를 야밤에 프리로 완등 해냈다. 정말 무서운 괴물들이다 .17피치를 완료후 18피치는 생이 형이 간다.정말 살벌한 귀 바위(The Ear)다. 확보 물은 없고 떨어지면 그냥 바위 턱에 쳐 박힌다. 생이 형이 귀 바위 초입까지 가더니 다시 내려 오신다. 완전 전의상실이다. 거의 맛이간 표정이다. 어쩌겠는가 못 가겠다는걸..
내가 또 어거지로 밀어붙인다. 그나마 초입까지 줄이 걸려있어 약간의 힘을 저축 할수 있었다. 가만히 보니 누군가 근래에 3호 캠을 박아놓고 여기서 후퇴 했나 보다. 나는 처음부터 안쪽으로 들어가 5호와 6호를 번갈아 밀며 크랙 깊숙히 전진해 갔다. 얼마나 올랐을까 갑자기 가슴이 답답 해진다. 바위 틈에 가슴이 꽉 끼어 움직 일수가 없고 숨 쉬기조차 힘이 들었다 . 머리를 돌리기 위해 얼른 헬멧을 벗어 로프에 걸어 던지고 밖으로 기어 나왔다. 힘이 무지 들었다. 여기서 등반을 포기해버릴 생각이 들었다. 또 마음 한켠 에선 그래도 가야한다고 주문이 들어온다 . 설령 여기서 등반을 접고 내려가면 매일 술만 먹고 단지 내가 하루하루 똥 만드는 기계로 전락하지 말라는 법이 없지 않은가? 얼마나 침니 안에서 바둥 거렸는지 밖으로 나오니 그 파란 하늘이 노랗게 보인다. 결국 귀 바위를 빠져 나오고 등반을 끝내니 한참 동안 넋을 잃고 말았다. 아직 오늘 등반은 끝나지 않았다. 19피치도 가야 한다. 19피치는 가는 실 크랙이 50M정도 길게 나있다. 지루하리 만큼 캠과 너트를 사용 하다보니 어느새 종료 지점이다. 19피치와 20피치 중간에 Alcove가 있다. 19피치에서 쉬운크랙 10미터쯤 오르니 아주 넓고 움푹 들어간 바람을 잘 막아주고 한 5명 정도 비박 하기 알맞은 장소가 있다 . 해가 아직 많이 남아서 20피치 앨캡 스파이어에 오를 수도 있으나 거기는 무지하게 살벌하고 또 바람을 피할 수가 없어서 오늘은 여기서 그냥 자기로 했다. 우리 는 이곳에서 하룻밤을 아주 편하게 지낼수 있었다.

수정 삭제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