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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반후기
제목 중국 노산 등반기(상)
작성자 강정식 작성일 2008-05-15 오전 1:36:00 조회수 20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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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1일 오후 세시가 못되어 집합장소인 인천 제2국제여객터미널에

도착해 환전을 하고 수속준비를 하는 동안 오철 형님이 도착하시고

늦게오지 말라며 바락바락 전화통을 울려대던 종관이가 유진경 회장,

성근형(등반사랑)과 함께 뒤늦게 도착했다.


출국장에서 수속을 하며 같이 갈 서울시연맹 임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과거 낚시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중국 가는 페리호를 타본 전력이

있던지라 바로 내일이 등반인데 과연 오늘 밤을 무사히 넘어갈까

걱정이 앞선다.

정상적인 등반 뿐이면 등반을 잘하던 못하던 한술 하고 숙취 때문에

안되면 뒤따라 가면 그만이지만 등반촬영은 오히려 등반보다

훨씬 더한 집중력을 요구한다.

해서 우리 스탭들은 반드시 촬영 전에는 금주를 하고 있는데....


수속이 끝나고 배에 올라 방배정이 끝나고 나니 암벽팀(12명)은

등산팀(24명)과 달리 유대감을 확인하는 듯 갑판 위 테이블을

하나 차지하고는 수인사와 더불어 “오늘 이 자리를 지키지 못하면

금방 빼앗기기 때문에 끝까지 자리를 고수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주님을 모시기 시작한다.

물론 그 선두에는 종관이와 유회장, 성근형과 이철수 형(등반사랑)이

있었다.


한밤중 서해안 한복판을 지나며 폭죽 불꽃놀이를 즐기는가 싶더니

이내 자리를 지키고 있는 동료들이 안스러워(?) 자리로 돌아간다.

그리고 밤새 이어지는........


2일 아침 청도항에 도착하자마자 호텔에 가서 휴식 후

등산준비를 하는 등산팀과는 달리 암벽팀은 바로 노산으로 가서

등반 시작이란다. 오철 형님은 등산팀으로 가시고~


등반열전 팀은 쾌재를 불렀다.

서울시연맹 소속으로 가는 덕분에 싼 값으로 가는 등반여행이지만

그래도 온전히 내돈 내고 가는 마당에 프로그램 한편 만들기는

아깝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도착하는 날부터 등반을 한다고 하니

잘하면 두편은 만들 수 있겠다 싶었다.


이번에 한국 산악영화 역사상 최초로 이태리 트렌토 산악영화제에서

특별상을 수상한 임일진 감독이 13일 인도에 볼더링 영화촬영을

가는 관계로 몇편 정도를 촬영해 놓아야 할 사정이 있는데

산신령이 도우시는 것 같다. 좋다 두편 만들어보자. 임감독도 오케이다.


버스를 타고 노산으로 가는 시간은 약 한시간 정도.

도착 하자마자 간단히 점심을 먹고 바로 리프트를 타고 산을 오른다.

예전 스키장 리프트와 같은 시스템인데 아쉽게도 5부능선

정도밖에 못간다.

하지만 리프트를 타고 오르니 어린애처럼 즐거워한다.

동시에 뒤로는 그 유명한 청도 앞바다가 펼쳐진다. 장관이다.


오르다 보니 오른 쪽으로 목숨 수자부터 갖가지 한자를 새겨놓은

바위가 보인다.(박종관 사진 참조)

나중에 들어보니 바로 그 바위가 몇 년 전 정승권 사부가

개척등반을 했던 바위라 한다.


꽤 긴 시간을 오르고 난 후 다시 어프로치 시작이다.

시간은 30여분 정도. 딱 인수봉 깔딱고개를 오르는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다 오르고 나니 정상은 더 올라가야 하지만 우리는 등반을 하러왔기에

선택의 여지없이 한군데밖에 없는 야영장을 찾아 짐을 펼친다.

꽤 높은데 있음에도 옆에 샘이 있어 물 조달이 좋고 암벽이 있어

이상적인 야영장이다.


이미 우리 일행과 청도항에서 만나 함께 온 재중 청도 산악연맹의

악우들이 함께 등반할 예정이며 청도연맹의 산파역할을 하셨던

양정 OB 김상일 선배님께서(박종관 사진 참조) 우리 촬영팀과 함께

등반하기로 했다.

성근형님과 이철수는 우리와 함께 등반 못하는 아쉬움을 접고

건너편 경천주봉을 등반하기 위해 중국 친구들과 그쪽으로 건너가고~.


김상일 선배님은 17년 동안 청도에 거주하시면서 회사 직원들부터

암벽등반을 가르치면서 중국땅에 암벽등반을 전파하셨으며

청도연맹의 초대회장부터 최근까지 계속 회장직을 수행하시며

약 백여명의 중국 클라이머들을 배출하신 중국 암벽등반의

개척자라 할 수 있다.

김선배님은 얼마전 출간된 <양정산악부 70년사> 얘기를 꺼내자

반가워 하시면서 환갑을 넘긴 나이에도 불구하고 새까만 선배님들이

많아 당신은 이름도 못꺼낸다고 겸손해 하신다.

실로 양정고보 산악부가 우리나라 산악운동의 태두였음은

자명한 사실이다.

많은 인터뷰를 나눴으나 방송시간 문제로 편집 때문에 많은 부분이

잘려나간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마치 인수봉에 온듯한 느낌으로 서둘러 등반준비를 하고

바로 옆에 있는 핑팅궈봉으로 붙었다.

루트는 몇 년 전 한국의 수리산악회가 하루만에 개척한

세피치 수리길이란다.

김상일 선배님 말씀으로는 5.10이라 하는데 등급은 맞으나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첫피치보다는 두 번째 피치가 두 번째 보다는

세 번째 피치가 어렵단다.

바위의 질감이나 생김새, 각도가 꼭 선인봉이다.


종관이가 선등으로 간다.

출발지점부터 3-4미터 트래버스 해서 오르기 시작하는데

초반에 추락하면 확보자가 부담스러운 묘한 지점이다.

처음 가는 길인데도 신중하면서도 침착하게, 그리고 자신감 있게

잘 간다. 아무렴 샌드월을 끝낸 13 클라이머인데.

근데 촬영감독 스태틱 로프를 같이 갖고 가라하니 선등이라서

안된단다. 개쉐이....

할 수 없이 유회장을 두 번째 등반자로 올리면서 후등자 로프와

촬영 로프를 같이 올렸다.

유회장도 아무 말없이 잘 간다.

임감독이 오르고 촬영준비를 마치고 내가 세번째 등반자로 오른다.


평소 같으면 선등자 한사람이 촬영로프 픽스하고 다시 그날

출연 주인공이 선등하는 모습을 촬영하는데 오늘은 시간 관계상,

그리고 종관이가 로프 하나를 갖고 오르는 이상 후등자밖에는

촬영할 수가 없다.


내가 오르면서 어? 어? 5-6미터 정도 올랐는데 스탠스가

아리까리해 지면서 홀드도 만만치 않다.

화강암의 돌기 자체는 기가 막혔다. 클라이머가 거의 없으니

닳아있는 바위도 아니고 조금이라도 각이 누워있으면 절대

밀리는 법이 없다.

짝짝 붙는 맛이 정말 맛있다.

크럭스에서 한번 텐션을 받고 올랐다.

뒤이어 감상일 선배님이 오르시는데 환갑을 넘긴 나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힘도 좋으시고 노련하시다. 구력이 돋보였다.

하지만 2년만의 등반이라시니 크럭스에서의 동작을 잊으신 듯

팬들럼 추락을 하신다. 번개처럼 다시 붙으시더니 금방 오르신다.


두 번째 피치.

슬랩과 실크랙으로 시작하는데 종관이 잘 간다.

그런데 두 번째 피치 종료지점을 5미터 정도 앞두고 한참인가

공부에 열심이다.


“아 씨바~ 울고 싶네. 옆에 아무도 없고 적막하고 외롭네...닝기~

여길 워찌 간데?“

그래도 밀리지 않는다. 볼트가 한참 아래에 있으니 밀려서 떨어지면

대박(?)이다.


“일진아 카메라 계속 돌려라”

“네~ 형~! 히히~~”

“음~ 씁새... 끝내 안떨어 지는군~ 일진아 테입 아끼자.

저 쉐이 안떨어 지네...”


대책없는 꼴통인데 정말 등반은 잘한다.

결국 한치의 실수도 없이 두 번째 피치를 끊는다.

두 번째 주자 유회장 대략 ~~~.


세 번째 내가 나가는데 생각보다는 수월했다. 근데 웬걸......

종관이가 헤멨던 부분에 가서 난 정말 고독해졌다.

인생의 깊이를 알았다고나 할까.....절대고독....

그리고는 스쳐지나는 듯 볼트를 슬쩍~잡는 듯 했으나

그부분을 집중적으로 노려보던 종관이가 놓칠리 없다.

“어허~! 뭐하는겨? 아니 볼트를 잡다니 칭다오 맥주 몇병이여?”

난 깜짝 놀라는 듯 잽싸게 볼트에서 손을 떼며

(어렴풋한 관계로 실제로 잡지는 않았던 것 같다 쩝쩝~)

호들갑을 떨었다.

“난 아녀. 정말 볼트인줄 몰랐다니까 시바~

바위를 어루만졌는데 거기에 볼트가 걸린겨~“

(닝기 X 됐네~~)

(& 이 부분은 등반열전 이번주 방영분 중국 노산등반 1부에서

적나라하게 방영되고 있다)


훌러덩 오르고 이어 김상일 선배님이 멋지게 오르신다.

이미 해는 넘어가고 있고...

우리끼리 내린 결론은 “10a는 넘는다”였다.

그런데 세 번째 피치는 더욱 어렵다 하니 아마도 수리길

최고 난이도는 10b-c 정도는 되겠다 싶었다.

세 번째 피치는 시간이 늦어 힘들겠다는게 팀의 의견이었다.


“일진아 되겠니?”

“네 형~ 어제부터 찍은거하고 오면서 찍은거 하면 한편 되겠어요~”

“그래 내려가자”


마음이 조금은 편해졌다. 일단 한편 정도는 되겠으니 내일 아침부터

열심히 찍으면 2부작은 충분하겠다 싶었다. 그리고 야영장~

새벽 서너시쯤 유회장을 비롯한 일부 열혈 신도들의

장열한 전사를 끝으로 예배시간이 끝나고~



추신 ; 졸려서 이만 잡니다. 더욱 웃기고 재미있는 2부-경천주봉

등반편은 내일 저녁에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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